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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상식2017. 8. 9. 17:04


-상호확증파괴이란 무엇일까요?


뉴스나 글을 읽다 보면 한 번씩 보는 단어인데요.

핵 억제력과 이야기할 때 들을수 있습니다.

북한은 상호확층파괴 때문에 우리나라를 선제공격할 확률이 낮다느니 이런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상호확증파괴'라는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상호확증파괴는 영어로는 Mutually Assured Destruction라고 합니다. 줄여서 MAD라고 쓴다고 하네요.

냉전 당시에 존 폰 노이만이 제안하여 만들어진 용어로, 전쟁이나 전투의 결과에 상관없이 양측 모두 파괴될 것이 확실한, "너 죽고 나 죽자"를 말합니다.

미·소 핵군비경쟁 초기에 등장했으며 이후 모든 핵전략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이 끔찍한 너죽고 나죽자의 결과로, 핵전쟁 후의 세계를 다룬 포스트 아포칼립스 명작 영화 매드맥스입니다.

물론 영화에서는 짧게 핵전쟁 이후의 세계란 설명만 나오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안 나타납니다.


노이만 특유의 센스로 '미쳤다'는 뜻의 MAD와 같은 스펠링을 가지도록 약어를 지었습니다. 

정작 폰 노이만이 창안한 게임 이론에 따르면 상대에 대한 억지력은 확실하지만 상대가 허세라고 받아들일 가능성도 가장 높은 전략입니다.

상대가 핵 미사일 한 발 맞았다고 정말 끝장을 보려 들겠냐는 뜻입니다. 

가령 소련이 극한 상황에 몰려 네바다 주의 핵실험장에 미사일 한 발을 쐈다고 합시다. 

핵실험장에 쐈으므로 인명피해는 최소화될 것인데 미국이 모스크바를 비롯한 소련 전역에 핵을 퍼부으려 들까요? 

차라리 시베리아 어딘가에 보복성으로 한두 발 쏘지 않겠냐는 의미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사람들이 그렇게 합리적이기만하지는 않으며,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고 정말 상호 확증 파괴까지 가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핵을 그렇게 우습게 봐서도 안되고. 어디까지나 폰 노이만이 지류를 연 게임 이론에서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MAD가 게임 이론에서 파생된 전략이기도 합니다.


이게 단순히 양쪽 모두 핵을 가졌다고 해서 상호확증파괴의 조건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호 확증 파괴의 핵심적인 조건은 양쪽 모두 2차타격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 즉 적에게 선제 핵공격을 당하고 살아남은 핵무기로 보복공격을 가하여 적 역시 초토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국토가 엄청나게 커서 몇 대 맞고 시작해도 반격이 가능한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 인도 같은 국가나 아래에 설명 드릴 SLBM를 보유한 영국, 프랑스를 들 수 있겠죠.

미국에 비해 소련의 2차 타격 능력이 완성되지 않았던 냉전 초반이나, 미래에 일정 수준 이상의 정밀도를 보장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완성되어 적의 2차 타격을 봉쇄할 수 있을 경우 상호 확증 파괴는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아직 MD 체계는 완벽하지는 못한 거 같네요.


이렇게 반대로 한 쪽의 일방적 패배가 확실하여 상호확증파괴와 대조되는 상황을 일방확증파괴(UAD, Unilaterally Assured Destruction)라고 합니다.


양극체제 아래서 상호확증파괴가 가해져 균형이 이루어질 때를 전통적인 국제정치학의 세력균형(balance of power)과 비교하여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라 칭하기도 합니다.


상호 확증 파괴 전략은 상대편도 나도 똑같이 서로를 무서워할 때 가능하고 그 정도로 보복 능력이 없는 나라에서는 대신 내가 죽으면 너도 죽지는 않지만 심하게 다친다! 라고 위협 전략에 몰두합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냉전 중의 프랑스였습니다. 

프랑스의 핵 전력은 소련에 비해 매우 약하므로 만약 소련과 전쟁이 나면 멸망하는 것은 확실하니, 대신 소련의 대도시 한두 군데 정도는 확실하게 저승길 동무로 데리고 간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계획을 대외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이를 비례 억지 전략이라고 말합니다. 

제가 군사 전문가는 아니지만 북한이 대기권탄도탄(IBCM) 쏘고 핵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것도 이런 이유에서 협상카드를 만들려고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영국 같은 경우는 아예 '그 어떤 상황에서도 모스크바 하나는 확실하게 지도에서 지워버릴 수 있는 핵전력은 꼭 유지한다'라는 소위 모스크바 기준(moscow criteria)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제한적 위협은 MAD의 열화판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깔려 있는 실제 논리는 MAD와는 전혀 다릅니다. 

이런 소규모 핵전력의 가치는 모스크바 같은 대도시 한둘을 날려버리는 것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중인 소련이 그런 피해를 일방적으로만 받고 전쟁을 끝낼 수는 도저히 없다는 사실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미국은 온전하게 남아있는데 소련만 모스크바나 레닌그라드 같은 곳이 날아간 채로 있는다면, 보복 공격으로 프랑스와 영국을 날려버렸다 한들 전쟁이 끝난 세계에서 소련은 미국에게 훨씬 불리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 소련은 어쩔 수 없이 미국에게 죽빵을 날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대서양 건너편에 있는 미국이 유럽에서 일어난 전쟁에서 동맹국들을 방기하면서 동맹국을 위한 대 소련 핵보복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전쟁 = 미국에 핵 떨어짐"이니까 말이죠. 

즉 이런 전략은 MAD와는 달리, 겨누는 것은 적국이지만 영향을 주고자 하는 것은 우리편인 셈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라도 MAD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조건은 똑같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과거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둘 다 핵의 어마어마한 위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전쟁이 나면 핵전쟁이 분명히 난다고 생각하고 여러 종류의 핵무기를 개발하게 됩니다.




세계2차대전에서 일본에 폭격한 펫보이를 싣는 B-29 폭격기입니다. 위키피디아에 있는 내용은 나가사키 공격 전 수 주일 동안 폭탄 테러 용 B-29 폭탄 만에 구멍에서 자란 호박 폭탄 (Fat Man 테스트 유닛)이더군요....


원래는 핵의 투발수단이 폭격기 밖에 없었고,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 모두 핵 폭격기 개발에 열중했습니다.


그러던 중 탄도 미사일 기술의 발달로 초대형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해 발사하면 폭격기와 달리 도중에 요격이 불가능한 완벽한 공격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소련의 스푸트니크가 미국에 준 충격이 엄청났고, ICBM과 같은 장거리 전략 미사일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그러나 미사일 기지는 필연적으로 대형이며 고정식이 될 수밖에 없어서, 인공위성과 항공기 정찰이 가능해지자 이번에는 잠수함에 핵미사일을 가득 싣고 저 멀리 북극 바다 속이나 태평양 깊숙히 숨겨놓는 방법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인 SLBM이며, SLBM은 상호확증파괴로 인한 균형이 붕괴되지 않고 실제로 유지될 수 있게 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상의 핵기지는 다 때려잡는다고 해도, 바닷속에 숨어 있는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핵 미사일을 잡아내는 것은 대단히 난감하며, 적국 영토 근처에 최대한 접근하여 핵을 날릴 수도 있는 가장 효율성이 높은 핵투발 수단이기도 합니다.

냉전 붕괴 후의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이 지상배치 ICBM은 모조리 치워버리고 SLBM 중심으로 핵 전력을 재편한 국가도 존재합니다.


이렇게 상호확증파괴에 동원되는 핵무기가 날로 다양해지고 위력이 강화되는 이유는 단순히 핵 자체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특히 전략 핵무기급의 위력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전략 핵무기는 상대편 국가의 전쟁수행능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쉽게 말해서 상대편 군대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민간인과 산업시설과 도시 등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원래는 이런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전략핵투발수단은 주요 도시 수십~수백 여 개를 제압할 정도의 전력만 갖추면 MAD에 의해 상대에 대한 확실한 핵 억지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되었습니다. 논자에 따라서는 이 정도의 핵 전력만 갖추는 것이 방대한 재래식 전력을 유지하는 것보다 값싸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대에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이 이런 전략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핵미사일의 정확도가 향상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본래 강화콘크리트 구조물 지하에 설치된 핵 사일로는 핵미사일의 직격 및 지근거리 착탄에 의하지 않으면 파괴하기 어려우므로, 전략 핵미사일의 정확도가 낮을 경우 핵미사일로 상대 핵미사일을 파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미사일 정확도가 향상되면서, 기습공격으로 초기에 상대의 핵전력을 대부분 파괴할 경우 상대편은 잔여 핵전력으로 제한적인 피해밖에 끼칠 수 없는 반면 아군은 여전히 남아있는 핵전력으로 상대의 도시 등 인구·산업 밀집지대를 타격할 위협을 가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MAD의 결론과는 달리 핵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따라서 미·소 양국은 단순히 상대 국가를 확증 파괴할 정도의 핵전력만 보유하는 것을 넘어서, 상대의 핵전력을 초기에 기습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핵전력, 혹은 상대의 기습공격을 허용하고도 상대를 확증파괴하기에 충분한 핵전력이 잔존할 정도의 핵전력을 추구하기 시작합니다.

그 중 하나가 소련이 미국에 충분히 보복을 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아쿨라급입니다. 이러한 전략목표는 당연히 상대의 핵전력에 의해 결정되는 가변적이고 (궁극적으로는) 재귀적인 목표이므로, 이때부터 미·소 양국은 극단적인 핵전력 경쟁으로 치닫기 시작했습니다. 

SALT(전략무기제한협정)가 이루어질 무렵에는, 양국은 수백 킬로톤~수 메가톤에 이르는 핵탄두를 서로에게 각각 1~2만발 가량씩 투발할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건 전략핵투발수단만 센 것입니다.


한편 MAD의 또다른 문제점은 대응의 유연성이 결여되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즉, MAD에 따른 전략 핵 전력은 자국을 도발하는 적국을 멸망 시키려는 위협을 하기 위해 존재하므로, 실제 군사적 위협이 가해질 경우 상대국에 사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만약 적의 군사적 위협이 국운을 건 전면전이 아니라 국지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제한전일 경우, 확증파괴전략에 의해 대응하기는 매우 까다로운데, 특히 상대국이 마찬가지의 핵전력을 갖추고 있어 MAD를 성립시킬 수 있을 때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므로 만약 서로 MAD에 의해 핵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재래식 전쟁이 발생하면, 정작 핵무기들은 상대편의 핵무기와 대치한 채로 전쟁 억지력에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쟁은 멸망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며 전쟁 이후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기 두 가지 이유로 전략 핵전력의 MAD 위협에 의한 힘의 균형은 실제로는 극도로 불안한 상태였으며, 양국은 MAD라는 가정을 떠나 차츰 유연반응전략(상대의 공격 수위에 따라 아군의 보복공격 수위를 결정함) 등을 고려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심지어 유연반응전략 하에서도 여전히 보복의 에스컬레이션(상대에게 받은 것에 조금씩 더 얹어서 보복하기)을 통해 언제든지 MAD로 결말이 날 가능성은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국방장관를 지낸 맥나마라는 처음 아이젠하워의 "모든 핵무기를 모든 공산주의 국가에 동시에 퍼붓는다."는 생각에 반대했으나,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유연한 대응 그딴 거 없고 그냥 같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어 아이젠하워 독트린으로 회귀했습니다.

그러나, 일단 상호 확증 파괴가 실제로 동작하면 승자 없이 모두 망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 든 우발적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대국간에 핫라인을 개설하고, 핵전쟁이 벌어지더라도 인류 문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핵무기 자체도 여러 번 감축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상호 확증 파괴 전략은 로널드 레이건 때 적국의 핵무기를 다 방어하면 나만 핵으로 때릴 수 있다는 SDI로 상호확증 파괴를 벗어나려 했지만 프로젝트 자체가 현대 기술로도 이루기 어려운 슈퍼 병기들의 향연 인지라 결국 냉전이 종식될 때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고 일부만이 살아남아 MD로 이어지게 됩니다.


현재 MD는 ABL과 국내 도입 논란이 되서 뉴스에 자주 나오는 THAAD, GBI와 GBI의 탄두 EKV, KEI(탄두는 같은 EKV) 그리고 PAC-3(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해상무기로는 SM-3, 공중발사무기로는 NCADE가 있습니다.


상호확증파괴와 냉전 상황은 국제정치학에서 안보개념에 대한 문제의식을 이끌어냈고, 구성주의 패러다임에서 논하는 상호안보의 틀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비판받게 됩니다. 

상호안보 개념에 의하면 홉스적인 각자도생으로 안보문제에 접근하면 필연적으로 군비경쟁의 안보딜레마를 가져오며, 진정한 안보는 관계를 통해서만 보장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상기한 핵 감축 노력 등과 맥이 닿아 있다고 볼수 있죠.


전략 핵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ABM(Anti-Ballistic Missile)은 모든 핵 전략의 기초이자 궁극인 MAD를 회피할 수단을 제공하므로 미국과 소련 양국은 ABM조약을 체결하여 이러한 수단의 배치를 제한하도록 했습니다. 

MD는 이 조약에 정면으로 반하는 무기 체계이기 때문에 러시아의 큰 반대에 부딪히고 있으며 중국 역시 러시아에 동조하는 상황입니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에 비해 국가적 역량과 외교적 영향력이 안습하게 쭈그러들었고, 미국에 대응하는 정치·외교적 레버리지의 상당 부분을 소련에게 물려받은 핵 전력에 의존하고 있어 핵 전력의 무력화를 절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MD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핵무기 감축 협상을 거부하고 MD를 뚫을 수 있는 ICBM을 배치하여 상호 확증 파괴가 가능한 핵 전력은 필사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창(ICBM)을 막는 방패(MD)를 막는 창(IBCM)을 개발했다는 내용인가 보네요.

이상으로 상호확증파괴라는 단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출처 : 나무위키, 본인생각



Posted by Joseph514